비가온다. 잔잔한 봄비가 내린다.
지금쯤 이맘 때면 나의 고향 작은 언덕에는 할미꽃과 이름모를 하얀 꽃들이 활짝 피어있을 것이다..
뱃물결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청아하게 들릴것이고 높지않은 산등성이에서 퍼덕이는 꿩에 날개짓 소리는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깨울것이다.
나에 고향은 남해의 작은 섬마을이다.
여수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마을.
아직 때묻지 않고, 많은걸 가질려고 바둥거리지 않으며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곳.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고향을 떠나온 후 참으로 많은것을 잊고 살아온것 같다. 순수함, 시간의 여유로움, 자연의 풍요로움, 나눔의 미덕, 기다림의 성찬, 등등등...
사람들은 말한다. 섬놈이 출세했다고...ㅎㅎㅎ (해외에서 다른 반장님들이 하는 말)
글쎄다, 출세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도 고향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살려 노력한다.
갯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처럼 맑고 깨끗하게 살려 노력하고 언제나 내 욕심 보다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더 가슴 아파하며 항상 기본만은 지키며 살아가려 애쓴다. 될수있으면 남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행여 남에게 부담 줄까 두려워 나에 아픔은 가슴에 묻은체 살아 간다. 때론 나의 그런 행동들 때문에 가식적인 사람들로 부터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게 세상의 이치려니 하고 넘어간다. 후회하거나 그런 사람들을 원망해 본적은 없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며 자라온 모습 들이 그렇게 있는듯 없는듯 사는 사람들의 모습들이고. 나 또한 천성이 그런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남을 따라하려 애써 본적도 없다.
어떤 이들 처럼 없어도 있는척, 모르면서 아는척 하지도 않으며, 앞과 뒤가 다른 행동도 질색이다.
어찌 보면 내가 세상과 조금은 동떨어진 듯한 삶을 살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뭐 어쩌랴..
누구나 다 자기가 살아가는 방식이 있는것 아닌가!!
다른 사람들이 세상과 타협하는 방법을 선택 했다면 나는 섬의 순수함을 선택했을 뿐이다.. ~
"순수함" 이라 ~
현실 적으론 조금 멍청한 삶의 방식이기는 하다..ㅋ~
얼른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고 어쩌다 친해진 사람과는 쉽게 등 돌리지 못하며 세월 가는줄 모르고 10년 20년 가깝게 지내고. 아무리 가까워도 절대 부담 주는 듯한 말은 못하고.
21세기, 더군다나 대한민국에서 살아 가기에는 비 함리적이며 부자로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성격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기도 칠줄 알아야 하고 아부도 떨줄 알아야 하지 않는가? ~ 때론 남들 뒤통수도 칠줄 알아야 하고 내가 살기 위해서 남을 짖밟고 올라 서야하는 세상. 그런데 어떻하지? 난 그런건 배운적이 없다...
내가 아는 거라곤 용접하고 컴퓨터 조금(다른 노가다 꾼들 보다는 조금 많이 ㅎ~)
그리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것과 그러면 노년에 편안 할거라는 책에 나온 진리.
그게 내가 아는 전부이다..
에혀~ 왜 사니?..
그렇게 산다 한들 누가 상주니?
정신 차려라 임마~
허나 어떻 하겠는가? 내가 걸어온 길이 또, 내 양심이 그렇게 살라 하는데...
난 그저 고향 땅이 내게 가르쳐준 자연에 순응하며 현실에 만족하고 나눔의 미덕을 일깨우며
순리 대로 살아가라는 섭리를 잊지 않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
나 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알아도 모르는척, 말보다는 실력으로 인정 받으려 애쓰며 살고 싶다.
몸은 조금 고단할지 모르나 뭐~ 어떤가!! 난 아직 젊은데...
그래서 조금만 더 여유로워 진다면 그때는 고향에 작은 집하나 지어 순하디 순한 똥개 하나 키우면서
넓디 넓은 바다와 친구하며 살고 싶다. 아침엔 장닭 우는 소리에 잠을 깨고 싶고 저녁엔 해우 국을 끓여
초라 하지만 풍성한 저녁 상을 어머님 젯상에 올리고 먼 기적 처럼 들려오는 작은 통통배 소리에 잠들고 싶다.
어쩌다 찾아오는 손님을 반기고 틈틈히 첨대로 잡은 용치를 구워 찬으로 내어주며
내일도 오늘 같기만을 바라며 저물어 가는 석양의 보랏빛 노을을 보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오늘같은 내일이 있어 행복한 그때가 되면 말이다.
어째든 제고향 화태리 구경하세요.